(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WTO국가별 수출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순위가 7위(2009년 9위)로 상승했다.
또 주요 수출국가 중 한국과 중국만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와 수출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벨기에의 상반기 수출은 2008년 동기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반면, 한국은 3.5% 증가해 상기 두 국가를 추월할 수 있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국의 수출순위가 지난해 3단계 상승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다시 2단계 상승한 원인으로 경기 회복기 IT제품(반도체, LCD 등)의 수출 호조 지속을 꼽았다. 또 경기회복이 빠른 신흥개도국으로의 수출 다변화와 유럽 경기의 불안정한 회복으로 유럽 주요국의 수출이 부진했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은 수출순위를 추월당한 이탈리아와 벨기에에 비해 수출상품 구성상 반도체 및 LCD의 수출 비중이 높다. 이에 따라서 지난해 말부터 세계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IT제품의 수요 확대 및 수출가격 상승 덕분에 경쟁국에 비해 수출이 빨리 회복될 수 있었다.
우리의 수출상품이 불황기에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 감소하고 경기 회복기에 수요회복이 빠른 품목 위주로 구성되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출이 회복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와 벨기에는 주요 5대 수출국가가 미국을 제외하고 모두 유럽국가인 반면, 우리나라의 5대 수출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모두 아시아 국가였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남유럽국가 재정위기 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여전히 경기회복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주요 수출 대상국이 유럽지역인 이탈리아와 벨기에의 수출은 회복이 더딘 반면, 한국은 미국 및 유럽지역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 지역이 다변화되어 있어 아시아 지역의 빠른 수요 회복이 우리 수출 호조에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말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순위 7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수출실적 격차가 근소한 이탈리아 및 벨기에와의 경쟁에 달려있다는 것이 무역협회의 분석.
무역협회는 삼국간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첫째, 각국의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의 동향 둘째,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IT제품의 수요 및 수출가격 변화 셋째, 환율 변동 등을 꼽으면서, 하반기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런 변수가 우리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벨기에까지 우리를 추월하지는 못 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8강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 이후에는 이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와 수출규모가 비슷한 국가들, 특히 유럽 국가들과의 각축이 예상된다는 것.
따라서 이 관계자는 "우리의 수출 8강 유지를 위해서는 중국 내수시장,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시켜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IT제품 등 소수 주력품목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 수출 구조도 개선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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