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농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도 활약했던 쑤이페이페이(31)가 중국 군인 팀인 8.1팀의 감독으로 한국을 찾았다.
쑤이페이페이 감독은 9일부터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군인농구선수권대회에 중국 여군팀을 이끌고 나와 3승으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세계군인농구대회에 여자부는 올해 신설됐기 때문에 중국이 초대 챔피언이 된 것이다.
쑤이페이페이 감독은 스몰포워드로 뛰던 현역 시절 한국 대표팀과 경기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활약으로 승리를 가져간데다 미모까지 겸비해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다.
13일 카자흐스탄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쑤이페이페이 감독에게 '한국에 몇 번째 온 것이냐'고 묻자 "세 번째"라며 대번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도 왔었다. 그때 우리가 한국을 이겼다"고 자랑했다.
당시 한국은 종료 3분여 전까지 74-67로 앞서다가 쑤이페이페이의 3점슛을 빌미로 연속 실점, 결국 76-80으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또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4강에서도 한국은 쑤이페이페이에게 13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궈징징(다이빙), 장이닝(탁구) 등과 함께 개막식 여자 기수 후보로 거론될 만큼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쑤이페이페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현역에서 은퇴하고 곧바로 감독이 됐다. 지금 중국 성인팀 가운데 최연소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농구계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보통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역 시절부터 8.1팀에서 뛴 쑤이페이페이 감독은 "우리는 군인 신분이지만 군사 훈련은 하지 않고 농구에 관한 훈련만 한다"고 웃으며 "8.1팀은 2002년부터 4년 연속 중국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 또 한국여자프로농구(WKBL)에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선수들도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알고 지내는 선수가 있느냐'고 묻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정선민"이라고 답하며 "한국과 10년 넘게 대표팀 경기를 했는데 모르겠느냐. 최근 등장한 젊은 선수들은 잘 모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선수들은 대부분 안다"고 말했다.
쑤이페이페이 감독은 2003년 WNBA 시애틀에 진출했던 정선민의 뒤를 이어 2005년 중국 대표팀 동료 미아오리지에와 함께 새크라멘토 유니폼을 입었다.
한편 중국은 이번 대회 남자부에는 현역 시절 명 가드로 이름을 날린 아디지앙(45) 감독이 역시 8.1팀을 이끌고 나와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아디지앙 감독은 2006년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 경기 때도 중국 올스타 사령탑으로 한국을 찾았었다.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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