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외환교역중심(中國外匯交易中心)에 따르면 달러-위안화 환율은 지난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포함한 미 정부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 이후 사흘 연속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나흘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미국 대표단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회담이 마무리된 8일 6.7907위안에서 9일 6.7817위안, 10일 6.7625위안, 13일 6.7509위안, 14일 6.7378위안 등으로 추락, 나흘간 무려 0.0529위안(0.779%) 절상됐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6월 19일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선언 이후 위안화 절상률 1.3138%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달러-위안 환율은 이달 초 6.8위안대로 올랐다가 미국 대표단 방중을 앞두고 6.77위안 전후에서 횡보하다 지난주 후반 미국 대표단이 돌아간 후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달러-위안 환율은 그동안 시장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공시됐으나 최근 며칠간은 정부 공시가와 시장가격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2005년 중국의 환율 개혁 이후 처음 6.73위안대로 떨어진 이날 달러-위안 환율은 전날 은행간 거래 마감가 6.7618위안보다 크게 낮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모 국유은행 외환거래 책임자는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와 인터뷰에서 미국 대표단 방중 후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면서 오는 15~16일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와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위안화 절상 관련 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나갈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6월 환율개혁 이후 시장원리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은 좋지만 실제 환율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절상 압력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미국이 매우 강하게 환율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가시적인 행동을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말까지 위안화 절상폭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이 지난 6월에도 미국의 압력으로 환율개혁에 나선 후 1~2개월 가량 환율 절상 움직임을 보이다 다시 원위치로 복귀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미국 중간 선거가 열리는 11월까지 위안화 절상 요구에 대한 성의를 표시하겠지만 연간 절상폭은 2~3%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외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중국 중소기업들 상당수의 수출 마진이 3%를 넘지 못하고 있고 중국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무역흑자가 줄고 있어 당장 위안화를 대폭 절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인 재화사(財華社)는 전문가를 인용해 역외 외환시장에서 1년 만기 달러-위안 환율은 6.66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이는 1년 후 위안화가 1.61% 절상되는데 그칠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위안화 환율 절상은 정치적인 요인이 크다"고 전제하면서 "당분간 미국 요구를 받아들여 위안화가 절상되겠지만 연말까지 절상폭은 2~3%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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