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제정방안 연구’ 공청회에 참석, 축사를 전한데 이어 일부 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을 갖는 등 당 안팎으로 접촉면을 넓혀가는 모습.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차기 대권도전을 위한 준비단계로서 당 안팎으로부터의 의견수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으나, 측근들은 “일상적인 활동일 뿐”이라며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청회 축사에서 “제대혈은 각종 난치병 질환을 치료할 수 있어 바이오산업 자원으로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간 법적 근거가 없고 국가 차원의 관리가 미흡했다”며 “내 트위터에도 ‘제대혈 보관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보관해둔 아이의 제대혈은 어떻게 될지 걱정’이란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제대혈법’은 박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발의한 ‘제2호’ 제정법으로, 신생아의 제대혈(탯줄혈액)에서 나오는 조혈모세포를 이용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국가 제대혈 관리시스템을 통해 공공보관 인프라를 구축하면 보다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법률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법이 국민 삶 속에서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하위법령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가족 제대혈이 중심이나 앞으론 기증 제대혈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공청회 참석자들을 향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대혈을 꼭 보관하길 바란다”고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친이(친 이명박)계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부 관계자가 대독한 축사에서 “제대혈법 제정에 노력한 박 전 대표에게 감사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참석자들의 토론 내용에 관심을 기울였다.
박 전 대표는 전날 나경원 최고위원 등 당내 여성의원들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선 다양한 유머를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TV드라마와 영화 등을 소재로 한 대화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친박(친 박근혜)계 중진인 허태열 의원은 “그간 박 전 대표의 활동이 언론에 잘 공개되지 않았을 뿐 한나라당이란 ‘같은 배’를 탄 의원끼리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건 일상적”이라며 “1년 가까이 세종시 문제에 따른 당내 갈등으로 미뤄왔던 통상적 활동을 이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그는 “박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자기 때문에 대권경쟁이 조기에 과열되면 국민과 정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단 생각”이라며 “‘대권행보를 시작했다’는 시각은 부정확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상기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지금 특별히 ‘보폭을 넓힌다’고 평가할 건 없다”면서 “큰 이슈와 연관시키기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16일엔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와 관련, 개정안 발의를 주도하고 있는 조전혁 의원과 만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ys4174@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