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해온 LG전자가 옵티머스원을 내놓으면서 하락세인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늦게 출발한 만큼 3분기 단말기 관련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향후 판매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800원(0.81%) 오른 9만8800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스마트폰의 부재로 줄하향을 이어가다가 옵티머스원의 출시를 시작으로 닷새째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옵티머스원은 구글 안드로이드 버전2.2 프로요를 탑재한 단일 플랫폼으로 전세계 90여개국 120개 사업자에 동시 론칭된다. 옵티머스원보다 최신식(하이엔드) 모델인 '옵티머스 시크'도 공개해 LG전자의 하반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실상 이렇다 할 전략이 없었던 3분기를 생각하면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미 경쟁사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대거 예정돼 있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들다. 통신사업자의 낙점을 받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경쟁 모델의 사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노키아의 N8 모델은 안드로이드 심비안 2.1 운영체제(OS)를 갖췄으며, HTC의 신규 안드로이드폰은 3.0 버전을 채택하는 등 옵티머스원보다 사양이 우위에 있다. 또한 노키아, 삼성전자 등은 200달러 미만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욱 수월하지 못한 상황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원은 가격이 150~200유로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경쟁사 스마트폰의 사양이 만만치 않다"며 "막연한 기대보다는 판매량의 추이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4분기 LG전자는 옵티머스원의 출시로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초기 마케팅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손익개선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 LG전자의 실적은 스마트폰 개발 지연에 따른 신규 휴대폰 출시 지연효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는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적자 지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스마트폰뿐 아니라 텔레비전(TV) 부문에서도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 현재 베스트바이 등 TV유통 채널의 재고가 과거 평균 대비 44% 이상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돼, TV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연구원은 "LG전자의 주력 사업 부문인 휴대폰과 TV 산업의 스마트화 진행에 따라 단기간 내에는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턴어라운드 시점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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