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저녁 대구TBC의 전대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날선 비판을 주고받으며 어느 때보다 격하게 맞붙었다.
먼저 손 고문은 전날 일본 민주당 전대에서 간 나오토 현 총리가 `킹메이커'로 불리는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을 누르고 차기 대표에 선출된 사실을 거론하며 "당원들이 관리체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해온 정 전 대표를 `관리형 대표'로 규정하며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정 전 대표는 "한국보다 후진적인 일본정치에서는 별로 배울 게 없다"고 맞받아치며 "당대표가 관리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다. 관리형이다 뭐다 규정짓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더 나아가 "결국 내가 대표가 됐을 때 손 후보가 됐을 때보다 더 불리하다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저는 지난 2년간 두 차례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이겼다. 대표로서 이미 검증된 얼굴이라고 자부한다"고 반박했다.
곧이어 정 전 대표는 손 전 대표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입장을 바꾼 것을 정면 공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손 후보는 지도체제에 대한 소신을 갑자기 바꾸더니 지금 와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집단 지도체제를 결정한) 전대위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했다"며 "대체 확실한 입장이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손 고문은 발끈하며 "이런 얘기는 안 하려 했는데 정 전 대표에게 엄중히 묻겠다. 전대 준비위를 누가 구성했느냐. 소위 손학규를 대리하는 사람을 몇명이나 넣었느냐. 전대 룰에 대해 나에게 책임을 묻는 게 말이 되느냐.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쏘아부쳤다.
이에 정 전 대표가 "전대 준비위를 저 개인이 구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손 고문은 "집단체제에 대한 의결은 정 전 대표측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전대 준비위에서 결정된 룰이다. 다 안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부산 조경태, 충청 양승조 후보가 본선에 가지 못하고 주저앉는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손학규-정동영의 지도체제 야합 때문"이라며 "사과해야 한다"고 더욱 몰아붙였고 손 고문은 "점잖은 분이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하느냐. 왜곡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손 고문과 정 고문 간에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손 고문은 정 고문이 영남 교두보 확보 방안으로 제시한 `민주진보 연합정권'을 문제 삼았다.
그는 "영남에서 진보연합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는 길은 영영 없어지는 것 아니냐.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민주와 개혁, 안정을 추구하는 중도세력을 더 크게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손 고문은 당대표 시절 `선진화'를 얘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선진화와 같은 것이냐", "손 고문은 한미FTA 재협상이 왜 안된다고 하느냐"며 손 고문의 정체성을 겨냥한 질문을 쏟아냈다.
손 고문은 이에 "이명박 정부의 선진화는 양적인 것이고 내가 말한 선진화는 인간가치 중심의 것으로, 분명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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