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발주자가 종합·전문 건설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주계약자공동도급제'가 시공사 간의 분쟁을 조장하고 효율적 시공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6일 발표한 '주계약자공동도급제도의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필요성·효율성·합리성 등이 취약한 '주계약자공동도급제'를 축소·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계약자공동도급제'는, 발주자가 종합·전문 건설사로 구성된 공동수급체와 직접 계약을 맺고 종합건설업체가 주계약자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작년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추정가 2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공사에도 전면 적용되고 있다.
보고서는 "당초 주계약자공동도급제는 '상생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도입됐으나, 실제로는 '경쟁' 관계를 구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계약이행 및 하자담보 책임을 명확히 하고자 일원화된 주체와 계약을 맺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밝혔다. 또한 "1회성 협력관계는 분쟁 가능성을 높이고 하도급계열화 등으로 장기적 협력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를 쓴 강운산 건산연 연구위원은 "원도급자의 우월적 시공권은 불공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원활하고 유기적인 공사수행을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다"며 "영역이 다른 주·부계약자에게 연대 책임의 부과는 책임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종합·전문 건설업체의 분쟁발생 가능성과, 계약 이행과정에 종합건설업체 현장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공사 관리에 어려움이 초래될 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 위원은 △발주 대상을 최저가낙찰제 공사로 한정 △하자 책임의 합리적 조정 △공동수급체 구성의 자율화 △종합건설사 간 공동수급체 구성허용 △주계약자의 계획·관리·조정 기능의 원활화를 위한 최소 참여비율 명시 등의 개선안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발주자가 제도적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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