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동부건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을 자사의 브랜드인 '센트레빌 흑석타운'으로 조성하려던 원대한(?) 꿈이 수포로 돌아갔는가 하면 재개발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도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근 흑석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총회에 상정조차 못했다. 총회 상정을 결정하는 대의원 회의에서 낙점을 받지 못한 것이다.
9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되고 있는 흑석뉴타운에서 동부건설은 5·6·8구역에서 시공권을 확보해 5·6구역은 이미 분양을 마무리했다. 시공사 선정 작업이 이뤄진 구역 가운데 4구역(대우건설)과 7구역(대림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부건설이 수주한 셈이다.
동부건설은 3구역 시공권까지 확보해 흑석뉴타운을 명실공히 '센트레빌 흑석타운'으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그동안 이 곳에 마케팅과 영업력을 집중해 왔다.
하지만 총회 상정에 앞서 열린 대의원 회의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대의원 회의는 참여업체 7개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GS건설, 한화건설을 총회에 상정시켰지만 동부건설을 제외시켰다.
문제는 동부건설이 공사비를 3.3㎡당 332만원으로 대우건설(339만원8000원) 보다 싸게 제시했음에도 낙점을 받지 못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건설이 흑석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사비를 사업제안 당시 보다 큰 폭으로 올리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며 "이러한 얘기를 접한 조합원들이 동부건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매주 항의집회를 가지는 한편 동부건설이 입찰 참여를 추진하는 사업장을 찾아가기도 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부건설의 아픔은 이 뿐 만이 아니다. 동부건설은 최근 진행된 서울 마포구 아현1-3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현대산업개발에게 내줬다. 아현1-3구역은 지난 2000년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던 곳으로 시공권을 방어하기 위해 공사비를 싸게 제시했음에도 밀린 것이다.
또 지난달에는 역시 과거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던 서울 강남구 개나리아파트 6차 재건축 사업 시공권도 GS건설에 내줬다. 이 곳에서도 동부는 지명조차 받지 못해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6월에는 구로구 개봉4구역 재건축 사업도 한화건설과 맞붙었지만 결국 패배의 쓴 맛을 봐야 했다.
동부건설은 올해 10곳이 넘는 사업장에서 입찰에 참여했지만 인천 석남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것이 유일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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