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불안감 여전.. 급매물 소화 후 '바닥'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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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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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전문가, '8·29대책' 효과 나타날 수 있다 전세시장, 공급 부족 심화 상승폭 더 커질 듯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정부가 지난달 말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사실상 전면 해제하는 등의 8·2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집 사기를 꺼려하는 수요가 전세로 발길을 돌리면서 전세난을 부채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이후에도 매매시장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계는 추석이후 분양을 재개하며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 매매시장 바닦다지고 보합세 전환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8·29대책이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지금은 집값이 계속 오르기 어려운 구조로 반짝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 집값은 다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추석이후에도 부동산 경기는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가 계속 될 것"이라며 "당분간 부동산 투자환경이나 여건이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투자자라면 기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고 중장기 투자 상품 중심으로 자산 구성을 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8·29대책은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의 거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다만 일시적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발생하면서 분위기 전환 차원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추석이후 주택가격이 국지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며 가격이 더 떨어지더라도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추석이후에는 8·29 부동산 거래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미분양 주택과 입주물량이 많지 않은 지역 위주로 매매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도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로 시장이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것으로 보여지며 향후 추가하락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점에서의 지지기반이 서서히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가을이사철을 거치며 급매물 위주의 거래량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세시장 수요증가로 상승폭 커질듯
이달 들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는 추석이후 더 가파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세가격은 지난 3일 기준 전주 대비 0.05% 올랐으나 10일에는 0.06%, 17일 0.11%로 오름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경기·인천지역도 0.12%→0.15%→0.1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영진 이사는 "8·29대책으로 서민 및 저소득층에 대한 전세자금 지원이 확대되고, 가을 이사철 성수기가 겹쳐 전세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입주물량이 많지 않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매매가 하락으로 전세가와 매매가 격차가 크지 않은 지역이라면 전세를 유지하기보다는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소장은 "현재 전세시장은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더욱이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까지 많아지면서 집값은 떨어지는데 전셋값만 오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정 본부장은 "추석 이후 전세 물건의 부족으로 전셋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다만 올해 4분기까지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은 국지적으로 가격 불안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합수 팀장도 "경기 파주·고양·김포·용인·남양주 등 입주 물량이 몰린 수도권 외곽지역을 제외하고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의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전세는 국지적인 성향이 강하므로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문가 중에는 전세시장의 경우,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내년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 가구 정도로 올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박상언 대표는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 전세값 등 임차가격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올해 4분기에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져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 위주로 저렴한 물건을 공략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추석 이후 분양시장 노크 늘듯
건설업계는 추석이후부터 오는 11월 초까지를 올해 분양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다음달 대규모 분양을 준비 중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에서 2만744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유망지역을 제외하고 분양 결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 본부장은 "추석이후에도 뚜렷한 투자성이 담보된 물건이 아니면 청약 성적의 보장이 안된다"며 "일부 유망 단지 외에는 분양이 계속 미뤄질 가능성이 여전하고 청약 성적에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소장도 "보금자리주택이 현재로서는 가장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민간주택이 분양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이 이에 어느 정도 부응할 지는 미지수"라고 예상했다.

박상언 대표는 "추석이후에도 분양시장은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나 서울 도심 역세권의 도시형 생활주택 등에는 투자해 볼만 하다"고 전했다.

박합수 팀장은 "분양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호지역별 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지역의 중소형은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보금자리주택의 인기는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서울 강남권 등의 핵심지역이 아니고 주변 시세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5년 거주의무기간, 전매제한 등으로 청약 성적이 나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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