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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넋빠진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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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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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상청 관계자들은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추석연휴 첫날인 21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예상치를 훨씬 넘은 200mm 이상의 기습폭우가 쏟아지면서 더더욱 그렇다.

당초 기상청은 21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20∼60mm 정도의 강수량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서울 259.5mm 등 예상치의 3배가 훨씬 넘는 200mm 이상의 비가 수도권에 쏟아졌다.

이처럼 예보가 빗나간 것은 태풍 발생으로 인해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 배치가 당초 예상과 달랐졌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3일 "이번 비는 우리나라 북서쪽에 있는 찬 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내렸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져 정체전선이 남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새로 발생한 태풍의 영향으로 이 고기압이 일본 남쪽해상에서 정체했다"고 말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서해상으로 유입된 따뜻한 공기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만나 동서 방향으로 만들어진 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느린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비를 뿌렸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의 예상대로라면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비구름대가 남부지방으로 내려갔어야 했지만 괌 북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2호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이 고기압이 수축하지 못해 비구름대가 장시간 수도권 상공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달 초에는 태풍 `곤파스'의 상륙 시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해 예상보다 일찍 상륙한 태풍에 가로수가 뽑히고 간판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출근길 시민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기상 관측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자연현상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갑작스런 변수로 돌변하는 것까지는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과학적 한계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하늘에서 쏟아질 물, 즉 비의 양을 인간이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이유는 도대체 그 하늘에 비가 될 수 있는 수증기가 얼마나 있는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도 알 방도가 도무지 없기 때문이다"며 과학적 한계를 인정하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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