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 스프링클러 부품을 납품했던 소방자재 제조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시공사 몰래 납품했던 부품 230여개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시공사에 부품을 납품한 중간업체가 부도를 내 대금을 받지 못하자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부품을 도난당하면 시공사가 다시 자사 제품을 구입할 것으로 보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남부경찰서는 27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스프링클러 차폐판을 훔치도록 지시한 혐의(특수절도 교사 등)로 E업체 대표 성모(49)씨를, 성씨의 지시로 부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직원 박모(37), 안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에 걸쳐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서 개당 1만8천원 상당의 스프링클러 차폐판 239개(시가 43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크링클러 차폐판은 화재 시 물이 분사될 때 물방울이 화염 등의 열기에 따라 증발하는 현상을 지연시키는 안전장치로, 스테인리스 재질에 크롬 도금이 된 소방자재다.
이들은 지하 2층 주차장에 설치된 CCTV 카메라를 피해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차폐판 400여개 가운데 주차장 가장자리에 설치된 차폐판만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차폐판 1개를 떼는 데 1초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주차장에 설치된 90여개의 CCTV 카메라 가운데 수도배관 등에 가려 눈에 띄지 않았던 2개의 CCTV에 범행 장면이 찍혀 덜미를 잡혔다.
E업체 대표 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공사에 스프링클러 부품을 납품한 중간업체가 얼마 전 부도를 내 이 업체에 납품한 부품대금 1천여만원을 받지 못해 부품을 도난당하면 시공사가 다시 제품을 구입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시공사가 도난당한 부품을 다시 주문할 것으로 보고 훔친 부품을 자신의 집과 창고 등 3곳에 보관해왔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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