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엘 루비니 美 뉴욕대 교수(출처: CNBC 화면 캡처) |
루비니 교수는 27일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와의 회견에서 "금융개혁안의 입법화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금융개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 경제는 앞으로 10년 안에 두세 차례의 추가 금융위기로 고통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이미 이중침체(더블딥)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져들지 않더라도 더블딥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두번째) 침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는 또 경제지표에 경기하강 압력이 반영되면 증시는 조정을 겪고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경향이 짙어지고 결국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루비니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의 추가 양적완화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장에는 이미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려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 경제는 유동성보다는 지불능력 면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며 "은행들은 1조 달러 규모의 과잉 자본을 비축하고도 대출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비니는 또 "저금리로 자금이 계속 풀리면서 신흥시장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자산ㆍ신용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상황이 개선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루비니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실업률을 꼽고 고용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는 지불급여세(payroll tax)를 2~3년 감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 고조되고 있는 위안화 환율 관련 갈등에 대해서는 위안화 절상이 중국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원자바오 총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중국은 생산성과 임금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위안화를 절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총리는 최근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서 위안화 가치를 20% 절상하면 수출기업들이 도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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