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30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경작지 감소로 최근 배추 등 채소 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민주당 등 야당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아주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0 뉴 비전 코리아 포럼’에 참석, ‘녹색성장을 위한 국토해양 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오찬 강연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던 도중 "요즘 (사업 반대 측에서) 강 가의 비닐하우스를 걷어냈기 때문에 배추값이 올라서 금(金)치가 됐다고 공격하는데, 배추 값 문제는 폭염과 폭우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농림수산식품부 당국자의 설명이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지방자치단체들에 확인해보니 4대강 둔치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보상비를 받아 기존에 벼농사를 짓던 논에서 다시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최근 우리 농민들이 쌀을 너무 많이 생산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국토부와 농식품부는 일부 야당에서 채소 값 폭등을 이유로 4대강 사업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나 해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부처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이를 직접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보 건설과 (강바닥) 준설만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건 일부에 불과하고 상당 부분이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라며 “비닐하우스를 걷어낸 자리에 갈대, 물 억새 등의 수생식물을 심는 등 강의 옛 모습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따른 환경파괴 우려에 대해서도 “준설과정에서 주변 생태계에 일시적 교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깨끗한 물이 상시 흐르도록 하면 쉽게 복원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4대강 사업이 대운하의 전초전’이란 주장엔 “대운하가 되려면 강의 폭과 수심이 일정해야 하고 갑문이 필요한데 4대강 사업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한 뒤, “과거 한강과 울산 태화강을 살린 경험을 바탕으로 4대강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게 4대강 사업이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4대강 사업은 올 연말이면 60% 이상, 그리고 내년 우기가 오기 전까지 거의 모든 중요작업이 끝난다”면서 “성공을 확신하지만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만큼 정말 실수가 없어야 한다. 나중에 역사적 심판을 제대로 받겠단 생각으로 밤잠 설쳐가며 친환경적 사업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직접 현장에 와서 하천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훨씬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4대강 사업’과 함께 ‘녹색교통체계 구축’, ‘친환경 녹색건축물 확산’을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국토부의 향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류 등 에너지 소모가 많은 자동차와 도로 중심의 교통체계를 철도나 해운으로 전환해나가야 한다"면서 "도로에 대한 신규투자는 가급적 줄이고 철도정책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속철도를 통해 전국 어디든 1시간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구도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교통 다음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곳이 주택 등 건축물”이라면서 “새로 짓는 건물은 에너지 절약형으로 의무화하는 등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바다 속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에도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며 “아직은 비용이 육지에서보다 비싸지만 바닷물에 녹아있는 리튬을 추출해내는 기술을 상용화하면 해양 부분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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