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미 연방정부는 멕시코만 연안 심해 유전개발에 대한 유예 조치를 계속 시행중이다.
더욱이 연방법에 따라 플로리다 인근 해안에서의 유전 개발은 상당기간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내년에 한 스페인 석유회사가 플로리다에서 불과 50마일 떨어진 쿠바 영해에서 새로운 유전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당국과 플로리다 지역 주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쿠바는 현재 석유를 거의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쿠바 북부 해안의 원유 매장량은 남미의 에콰도르나 콜롬비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에 에너지를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쿠바로서는 현 경제 위기 상황 극복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자칫 심해 유전 폭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쿠바 해안은 물론, 미국인들의 관광명소인 플로리다키스 제도(諸島)와 마이애미 지역에 까지 심각한 해상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특히 유전개발 경험이 없고 유출 사태에 대한 대비책도 거의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는 쿠바의 `초보' 유전 개발 사업은 사고가 났을 경우 BP 사태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띨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쿠바는 심해 굴착 장비를 고정시키는 데 필요한 잠수 로봇은 물론, 바다위 유전 플랫폼 조차 없는 상태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상황은 48년전 미국 정부에 의해 내려진 쿠바와의 통상금지 조치로 인해 더 복잡하다.
쿠바와 가장 가깝고, 굴착 안전 기술이 뛰어난 미국 업체들이 안전 장비와 기술을 수출하려고 해도 통상금지 조치로 인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쿠바 유전 굴착 사업 착수 발표 이후 사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쿠바 통상금지 비판론자들은 사고 방지를 위한 목적에서 만이라도 부분적인 통상금지 해제를 미국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국제굴착업자협회 리 헌트 회장은 "이는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라 석유 유출의 문제"라면서 "멕시코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의 태도가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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