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향후 실적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상당 수의 전문가들은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연말까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장기보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금리 인상으로 운용자산 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안정적인 수익 달성이 기대된다는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의 실적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8월 말 현재 동부화재는 10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연간 목표치(2960억원) 달성은 물 건너 갔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도 각각 964억원과 534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 중으로, 연간 목표치(현대해상 2100억원, LIG손보 16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9월 태풍 '곤파스'와 추석연휴 집중호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 회계연도 2분기(6~9월)에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가관리를 이유로 금융당국인 보험료 추가 인상을 억제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장기보험 신계약이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장기보험 신계약 보험료가 월평균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내로 지난해 수준(월평균 55억원)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나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지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영업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손보사들이 사업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손해율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제로 과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포인트 오르면 전체 손해율이 0.4%포인트 상승했지만 현재는 0.27%포인트 가량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장기보험 비중 증가와 운용자산 이익 극대화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장기보험이 전체 매출의 50%를 초과하기 시작했다"며 "장기보험 성장에 따라 운용자산이 누적되고 투자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 확실해 운용자산 이익 증가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일시적인 악재 때문"이라며 "2010 회계연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로 시장의 우려보다 양호한 수익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