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검찰위의 검찰'이라는 일본의 검찰 특수부 부장과 부부장이 부하 검사의 증거조작을 방조하고 은폐한 혐의로 대검찰청에 전격 체포되자 일본열도가 다시 발칵 뒤집혔다.
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지검 특수부 주임검사의 증거 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은 1일 범인을 은폐하려한 혐의로 오쓰보 히로미치(大坪弘道.57) 오사카지검 전 특수부장(현 교토지검 차석검사)과 사가 모토아키(佐賀元明.49) 전 부부장(현 고베지검 특별형사부장)을 체포했다.
이들은 부하인 마에다 쓰네히코(前田恒彦.43.구속) 주임검사가 가공의 사건 시나리오로 고위 공무원을 구속하기 위해 압수품인 플로피디스크의 업데이트 날짜를 조작한 사실을 알면서도 상부에 제대로 보고하지않고 고의가 아니었다며 이를 묵인하고 허위보고하는 등 범인과 범행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에다 검사는 지난해 7월 후생노동성 무라키 아쓰코(村木厚子.54.여) 국장이 장애인단체에 허위 증명서를 만들어주라고 지시했다는 검찰 기소 내용에 들어맞게 압수품인 플로피디스크의 업데이트 날짜를 고친 혐의로 지난 21일 체포된 뒤 구속됐다. 무라키 국장은 최근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후생노동성에 복직했다.
일본에서 최고 엘리트 검찰로 불리는 특수부의 조직 전체가 똘똘뭉쳐 마치 조직폭력 집단처럼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은폐하려한 전대미문의 사건 진상이 드러나면서 일본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일본에서 지방검찰청은 50곳이 있고 고등검찰청도 8곳이 있지만 특수부는 수도 도쿄(東京)과 오사카, 나고야(名古屋) 등 3곳에만 있으며 권력형 비리나 재벌의 비리를 파헤쳐 국민의 신임을 얻어온 검찰의 핵심조직이다.
여론은 견제받지않는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이 내부에서 썩어터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특수부의 해체를 포함한 검찰의 전면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성토했다.
언론들도 일제히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최고책임자인 검찰총장이 사퇴하고 특수부 해체를 포함한 전면 개혁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검찰 특수부의 위세에 눌려 숨을 죽였던 정치권도 진실에 충실해야할 검찰이 증거를 조작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마에다 검사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수사에 관여했던 점을 들어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자신의 정치자금관리단체에 대한 특수부의 수사가 표적수사라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대검찰청은 오사카지검 특수부 부장과 부부장을 구속하는 선에서 사건을 봉합하려했지만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어 오바야시 히로시(大林宏) 검찰총장이 사퇴하지않고는 사태 수습이 어렵게 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 "국민 여러분이 신뢰할 수 있는 검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검찰에 대한 책임추궁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추이를 지켜보자"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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