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당시 유일하게 자녀를 둔 여성 피랍자였던 김윤영(38)씨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그 50일간의 여정'(빛나는새벽별 펴냄)을 냈다.
책에는 탈레반에 납치돼 풀려나기까지의 전 과정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신앙으로 극복한 이야기 등이 담겼다.
김씨는 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헛간 등에서 지내며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힘겨운 피랍 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신앙의 힘이었다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낯선 이국 땅에 선한 마음을 가지고 갔다가 죽음에 직면했던 그때의 일은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삶과 죽음은 제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김씨는 "아프간에서 살아 돌아온 뒤 일상생활은 변한 게 거의 없지만 삶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새로워졌다"면서 "피랍 당시 저희들을 위해 걱정하고 기도해주신 국민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갔던 봉사단원 중 2명의 희생자가 나왔고 살아 돌아온 우리들 역시 이미 죽음을 경험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남은 삶은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프간 사람들에 대한 연민도 책 곳곳에 담고자 했다.
김씨는 "다른 곳에 분산 수용됐던 단원들이 살해 위협 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은 것과 비교하면 우리 팀은 그나마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면서 "탈레반도 가난했고 우리가 수용됐던 민가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는데 우리에게 자비(自費)로 먹을 것을 사주는 주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기도 수도도 없는 곳에서 외부 소식도 전혀 듣지 못한 채 지내서 오히려 현지인들과 마음을 열고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정말 열악한 곳이었지만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고, 이념과 종교, 국가체제가 다르긴 했지만 인간의 본성은 같았다"고 말했다.
1남1녀의 자녀를 둔 김씨는 피랍 당시 머물른 한 민가에서 만난 아프간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 '토이바'를 지난 4월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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