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상승에 채권랠리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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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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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오르면 달러캐리 유입에 환율 하락세 커져 <BR> "절대금리 자체도 매수보단 매도 바람직" 주장도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채권시장도 조정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추가 유입돼 원·달러 환율 더욱 하락할 수 있어 외환당국의 상황 판단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물가 상승률 '고공행진'

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3년 3월의 1.2%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전년 동월대비로도 3.6% 오르며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기준치인 3.0%를 0.6%포인트 웃돌았다.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추석 명절과 폭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대비 19.5%, 전년 동월대비 45.5%나 뛰었다.

특히 최근 들어 해외 원자재 가격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향후 물가불안을 키우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80달러를 위협하고, 곡물 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 기준금리 인상 → 채권시장 약세 시나리오?

물가불안이 이어지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최근 랠리를 벌이고 있는 채권시장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통화정책이 직접 음식료품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전이되는 것은 막는 데는 도움이 된다"며 "한국의 물가안정 대책에는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부추긴다. 최근 채권시장이 랠리를 벌인 것도 과도하게 낮은 수준의 시장금리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26%로 사상 최저치인 2004년 12월 7일의 3.24%에 가까워졌다.

유동성 장세로 시장금리가 꾸준히 내려오고 있지만 물가는 크게 오르고 있어 금융·통화당국이 자연스레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선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 변수는 '환율'·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추가로 유입돼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세가 더욱 가파라질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기준금리 및 채권시장 변화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승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모멘텀 약화, 원화 강세 등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10월 금통위가 금리를 올려도 수급 호조로 시중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고3년 지표금리는 10월 중에 연 3.00%에서 3.70%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채권의 절대금리 자체도 매도하기보다는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강하다. 이달 국고채 발행 물량이 3조5000억원으로 축소되는 등 수급이 여전히 우호적이란 분석이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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