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거침없다. 환율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개월 반만에 1120원대에 들어섰으며, 낙폭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8.10원 하락한 1122.30원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1120.00원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 5월 14일의 1128.00원 이후 4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지난 5월 4일의 1115.50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2.6원 내린 1127.80원으로 출발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78.053을 기록하며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화 약세가 이날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국내 증시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코시피에서 외국인은 46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14일 연속 사자우위를 보였다.
대규모 투자금 유입과 원화가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 모멘텀이 강화되고,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 완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이던 1140.00원 선이 뚫린 점도 환율의 방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말 1140.00원대 돌파를 2~3차례 시도만에 성공한 뒤, 2거래일새 17.90원 급락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하락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과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개최국으로서의 부담,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육박 등을 고려할 때 당국의 개입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897억8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벌써 4번째 기록 경신이다.
한은은 외국환평형기금의 상당액을 한국투자공사(KIC)에 신규 위탁해 외환보유액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면 보유액이 급증할 수 있어 당국의 행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