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축구팀 이끌고 전국체전에 돌아온 만큼 `삼바축구' 본고장 출신의 실력을 확실히 보여 드려야죠"
6일 막을 올리는 제91회 전국체전은 각 지역의 명예를 빛낼 국내 선수단 외에도 해외 16개국에서 모인 해외동포 선수단 940명이 참가하는 `민족 화합'의 장이기도 하다.
전국 16개 시ㆍ도 소속 선수단의 정규 경기와 별도로 해외동포 선수단끼리 축구와 테니스, 골프, 태권도 등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올해 참가한 해외동포 선수단 가운데 남미 축구의 맹주 브라질 한인회는 1999년 인천 대회 이후 10년만에 축구팀을 파견했다.
한국과 브라질이 워낙 멀어 참가 선수가 부담하는 왕복 항공권 등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대규모 선수단을 꾸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전국체전에 골프 선수만 파견해왔다.
이번 체전에 축구 선수를 파견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만 2년이다. 교포 2세 출신 학생과 직장인,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들이지만 매주 주말마다 모여 선수 출신 브라질인 지도자의 조련 하에 맹렬히 담금질을 해왔다.
선수단을 구성해 연습하는 일도 힘들었지만 한국까지 여정도 만만치 않았다.
"비행기만 28시간을 탔다"고 말문을 연 한병돈 브라질 동포 선수단 총무는 "축구의 나라인 브라질에서 왔다고 기대가 커서 부담이다. 요즈음이 연말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한창 바쁠 때라 생업 때문에 참가 못한 선수들이 많아 100% 전력이 아닌 게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에서 비록 아마추어이긴 해도 `삼바 축구'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와 사기는 어느 팀보다도 강하다. 이날은 지난 4년간 전국체전 해외동포팀 축구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팀 필리핀과 연습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브라질 한인 축구협회장도 맡은 제갈문원 선수단장은 "브라질이 워낙 축구 인구가 많고 풋살도 인기가 있다. 우리 팀이 개인기는 뛰어나다고 본다. 13개 참가팀 중에 3등 정도는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한인 2세인 제갈 단장은 지난 1986년과 1989년, 1999년 체전 당시 브라질 축구팀 스트라이커로 참가해 1986년 대회에서는 팀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던 선수 출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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