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대형로펌 형사사건 무죄율 10배 높아..

(아주경제 유정호 기자) 대형 로펌(법무법인)의 형사사건 무죄율이 일반 형사사건에 비해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 로펌에서 수임한 형사사건 중 자유형(징역형)이 선고된 비율도 일반 형사사건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대법원이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용인시)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대 5대 대형 로펌이 2007년 수임한 1심 형사사건의 무죄율은 12.8%에 달했다.

5대 로펌 수임 사건 무죄율은 2008년에 18.6%까지 치솟았고 지난해에도 18.4%를 기록했다.

반면 일반 형사사건의 무죄율은 2007년 1.3%, 2008년 1.5%, 지난해 2.2%에 그쳤다. 5대 로펌이 수임한 형사사건의 무죄율이 일반 형사사건보다 8∼12배가량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A로펌이 수임해 처리한 형사사건 76건 중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은 24건(31.6%)에 달해 무죄율이 같은 해 일반 형사사건(2.2%)보다 약 15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로펌의 무죄율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2007년 B사의 무죄율은 16.2%, 2008년 C사의 무죄율은 27.7%에 달했다.

 법원 관계자는 “대형 로펌이 아무리 다툼이 많은 형사사건을 담당한다고 하더라도 A로펌처럼 자유형 선고 비율이 낮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5대 로펌의 무죄율이 높은 것은 대형 로펌들이 거물급 전관 변호사를 영입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법원도 전관예우 관행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지 자체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사법학회장인 정영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 중 유능한 변호사도 많고 수임료가 많을수록 변호사가 더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법관의 전관예우 관행도 부정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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