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최근 공인중개사업계에 수수료 인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거래가 실종되자 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업체 수는 많은 데 수요는 계속 줄다보니 나타난 현상이지만 일부 업체들은 수수료 인하가 결국 업계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중개수수료를 기존에 비해 최대 70%까지 깎아주는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주변 수요자들이 이 중개업소로 몰리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경기도 부천지역 매물을 대상으로하는 한 인터넷 공인중개업체도 블로그 등에 올려진 매물 정보를 보고 거래를 의뢰하는 손님에게는 중개수수료를 30~50% 정도 할인해주고 있다.
이처럼 중개업계가 앞다퉈 수수료 할인에 나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 건수의 감소로 인한 업체간 경쟁 심화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세 거래는 조금 늘었지만 매매 거래가 실종되면서 공인중개사의 평균 수입도 크게 줄었다"며 "결국 수수료를 할인해서라도 손님을 끌려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고분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3만1007건으로 지난 2006년에서 지난해까지의 8월 평균 거래 건수보다 20.1% 감소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난 2000년 4만5845명이었으나 2007년에는 8만명을 돌파하는 등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3728명에 달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말 보다 1000명 이상 늘어난 8만4760명을 기록했다. 2분기 들어서야 전기 대비 소폭(138명) 감소하며 10여년 간의 증가세를 마감했다.
수수료 할인 경쟁에 뛰어드는 업체가 갈수록 늘어나며 법정 수수료를 고수하는 공인중개사와의 갈등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개수수료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및 각 지자체의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거래 금액별로 정해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중개수수료 할인에 나서면 정당하게 법정중개수수료를 받는 많은 업소들이 마치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부동산거래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인 만큼, 불법중개행위 등이 발견되면 고발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xixilif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