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금융통화당국이 추가 양적완화(QE2)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투자심리가 고조되고 있지만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CNN머니는 5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자산 매입을 통해 시중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면 자산 거품이 심화되고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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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자산 매입 규모(위/단: 10억 달러)/10년 만기 美 국채 금리 추이(출처:FT) |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전날 "추가적인 조치가 금융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산매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새로운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 거품 우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방적인 자금 공급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면 금융위기의 불씨를 댕긴 2007년 주택시장 거품 붕괴와 같은 역효과를 불러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도 올 초 자산 거품 가능성을 경고하며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머니는 이미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미 국채와 금이 거래되고 있는 채권시장과 상품시장에서 자산 거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 급락
약세 기조를 뚜렷이 하고 있는 달러화도 문제다. 연준이 지난달 열린 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시사하자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유로 대비 달러화 가치는 1% 떨어졌고 이후 최근까지 낙폭은 4%로 확대됐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채권시장에서 미 정부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게 된다. 미 국채 투자자들이 향후 수익 저하를 우려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10년 만기 미 국채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모기지 등의 대출 금리도 높아져 소비자와 기업도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무용론도 확산
연준의 자산 매입이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하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완전 고용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현재와 같은 경제여건에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나드 바우몰 이코노믹아웃룩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연준의 자산 재매입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어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 매입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는 현재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장래에 인플레이션 리스크만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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