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가이트너 장관은 8~10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의 주요 이슈를 주제로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중국을 특별히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통화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는 국가들이 통화를 절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인위적으로 저평가된 환율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함으로써 사실상 중국 위안화의 절상을 압박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경제규모가 거대한 국가들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게 유지하면 여타 국가들이 이를 답습하도록 만들며 이로 인해 신흥 개도국에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 현상이 초래되고 소비 침체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각국이 경기부양적인 조치들을 성급히 거둬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단계에서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철회할 경우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경제규모가 큰 선진국들의 성장세가 부진하다는 점"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교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이 최근 외환시장에 불어 닥친 환율전쟁의 총성을 쏘아 올린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가이트너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편을 들어줬다.
지난달 6년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한 일본정부가 국제적인 긴장감을 유발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날 그는 "각국 정부가 자국통화 약세기조를 펼치면서 외환시장에 '해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도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통화전쟁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대신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촉구하며 "외환 시장에 닥친 문제는 일련의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가이트너 장관의 이번 연설은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와 함께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미국측이 취할 입장을 집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번 IMF총회 및 G20 재무장관 회담과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절상을 포함해 환율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또 선진국 가운데 경기회복세가 특히 더딘 미국의 상황을 감안, 여타 국가들이 경기부양에 보조를 맞춰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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