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농촌진흥청이 ‘식량안보 지킴이’ 농자재로 녹비작물을 추천했다.
녹색성장시대에 화학비료를 대체하면서 작물생산량을 증가, 잡초발생량 감소, 지력 보강 등 친환경농업은 물론 지속가능한 식량생산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농진청에 따르면 녹비작물(綠肥作物)은 꽃피는 시기에 생체(生體)로 농경지에 넣어주면 서서히 분해되면서 녹아 나온 양분이 농작물에 비료로 이용된다. 분해가 덜된 녹비 식물체 조직은 유기물로 남아 지력을 보강해 주는 일종의 비료식물이다. 화학비료가 생산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널리 재배됐다.
이번에 농진청이 선보인 기술은 녹비작물을 녹색성장시대에 맞게 농촌과 도시농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시킨 것이다. 녹비작물이 갖는 기존의 화학비료 대체기능에 추가해서 지력보강과 농경지 유실 억제에 의한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잡초 억제 및 병해충 경감에 의한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성 향상, 대기정화와 물절약에 의한 기후변화 대응, 생태환경 조성 기능 등 1석 8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 같은 녹비작물의 이용가치는 콩과식물인 헤어리베치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헤어리베치를 넣은 농토에서의 쌀 생산량은 화학비료 사용에 비해 사용 1년차에는 같았으나 3년차에는 21% 증가됐다. 고구마는 1년차에 4% 가량 더 많았다. 그리고 도시농업용으로 헤어리베치 생풀을 화분(포트)에 넣고 채소를 재배한 결과, 수확량이 헤어리베치의 비료성분만큼의 화학비료를 준 것과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헤어리베치의 재배이용은 과수원에서 잡초발생을 92% 가량 억제시킴으로써 별도의 제초농약을 쓰지 않고도 과원 잡초를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마다 ha당 50∼80t의 흙이 빗물에 떠내려가는 강원도 고랭지 밭에서의 토양유실량을 80% 가량 줄이는데도 효과적이었다.
특히 녹비작물은 식량생산을 늘리기 위한 농경지이용률 향상에 필수적인 지력의 보강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이용가치가 크다. 지난해 국내 볏짚생산량의 48%인 220만톤 가량이 논토양의 지력보강에 쓰이지 않고 가축먹이로 전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의 어디서나 재배 가능한 헤어리베치는 볏짚의 대체 유기물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재배과정에서의 경관조성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더불어 농진청에서는 지난 4월에 국내 최초로 추위에 잘 견디고 수확이 빠른 헤어리베치 신품종 ‘청풍보라’를 개발해 품종보호출원 함으로써 녹비작물의 국내종자를 이용한 지속가능한 식량생산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
전혜경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식량자급률 향상이 국가의 당면과제가 되는 상황에서 녹비작물은 식량안보의 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청풍보라와 같은 우수한 녹비작물의 개발과 함께 이용기술을 확대보급하여 녹색성장시대에 걸맞게 식량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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