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지난 7·14전당대회를 통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6·2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집권여당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홍준표 최고위원과 마찰 등으로 안 대표은 취임 초부터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였고, 이는 90여일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이 아직 공석인 점이 대표적인 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 재임 시절인 2005년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 지역·계파별 안배와 당의 외연확대 등을 위해 당 대표에게 2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대표를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인사와 함께 한나라당의 최고의결·집행기관인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당무를 통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라 2007년 대선 때까진 당의 ‘정치적 불모지’였던 충청과 호남 출신 인사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고 이후엔 친이(親李) 주류 측의 친박(親朴)계 배려 차원에서 인선이 이뤄져왔다.
안 대표도 취임 뒤 호남 출신의 친이계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충청 출신인 친박계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카드’로 제시했지만 결국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었다.
당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정치상황을 감안할 때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문자 그대로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최근 부대변인단을 역대 최대인 39명으로 새로 꾸리는 ‘논공행상’을 벌이지 않았던가.
게다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취임 4일 만에 당적조차 회복되지 않은 김영춘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앉혔다.
물론 독선과 리더십은 구별돼야 한다. 그러나 안 대표가 얘기했던 ‘강력한 리더십’은 지금의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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