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박스] '헛점투성이' 서울시 빛공해 방지대책 조례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서울시가 지난 7월 빛공해 방지를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빛공해방지 및 도시조명관리 조례가 그것. 이미 서울시 전역에 가이드라인이 배포돼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나가던 행인을 붙잡고 "서울시의 밤이 좀 어두워진거 같냐"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시민들은 조례에 대한 무관심과 더불어 "글쎄요 혹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왜 일까?

바로 조례의 헛점 때문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조례에 따르면 △조명을 차단해야 하는 조명환경관리지역에서 부터 관광을 위해 조명이 필요한 지역까지 지역 특성에 따른 조명환경관리 분류를 6개 구역으로 나누고 △빛공해 방지 및 도시조명관리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시행토록 했다.

여기서 6개 구역 조명환경관리 분류를 살펴보면, 1등급 부터 6등급까지 산림지역에서부터 상업밀집지역으로 나눠 차등의 상향광속률과 건출물 표면 휘도(밝기관련 및 건물에서 빛이 반사되는 정도)를 지정했다.

언뜻 들으면 수긍이 가나 사람이 몰리는 도심일수록 밝은 기준을 적용하는 건 현상황을 타개해야할 빛 공해 대책이라기 보단 유지시키기 위해 시행한 ‘눈가리식’ 행정의 일환일 공산이 크다.

특히, 서울스퀘어의 조명물 설치되면서 이 조례가 논의 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규모가 큰 경관조명의 연출은 서울의 화려함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서울시의 노력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조례의 배경이 의심가는 대목이다.

서울시 정보매체디자인팀 관계자와 서울 스퀘어 아트센터 관계자는 "서울스퀘어LED(발광 다이오드 전구)벽면이 들어올 때, 서로 오가는 협의가 어느정도 있었고 조례에 영향을 끼쳤다"고 입을 모았다.

세간의 주목도가 높은만큼 들어서기 전에 문제시 될 만한 점을 서로 논의한 것이다.

헛점투성이 조례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또한, 작품 마다의 휘도가 제각각이라 자체별로 휘도를 조사하지 않고, 평균광휘도(여러작품서 나오는 휘도의 평균값)로 기준을 삼았다는 것도 밝혀졌다.

서울시 관계자와 서울스퀘어 관계자들의 휘도에 대한 파악이 서로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발광이 적은 작품의 경우, 휘도가 13~15cd/㎡ 정도지만 발광이 높은 작품은 휘도가 20cd/㎡이상이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눈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나 작품 변화의 정도와 크기를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3만 9336개의 LED로 만들어진 벽면서 뿜어져 나오는 과도한 빛은 도심 교통사고율(특히 서울스퀘어 같은 곳)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

도로교통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서울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3만 9410건에서 4만 4320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조명광고가 많은 밀집 상업 지역인 동대문구와 용산구의 교통사고 증가량은 각각 4.5%와 12%가 증가했다.

김용완 한국표준과학연구소 박사는 "일반TV의 휘도가 100 정도다"라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 서울스퀘어의 LED벽면을 통해 운전자는 눈앞에서 TV채널의 1/5 가량정도의 빛이 전환되는 걸 보면서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서울시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조례에 의해 빛공해 방지를 할 수있을 것"이라며 자평했다.

이 조례의 아이디어 제공자라고  할 수 있는 '빛공해 방지법' 제정 발의자인 박영아 의원 측은 조례의 헛점에 대해 전하자 "자세히 보지 않아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조례로 인해 빛공해를 막는데 도움을 주지 해가 되진 않을 것"이라 두둔했다.

이어 "우리가 알기엔 서울시가 제시한 규제정도가 환경부가 인정할 정도로 심하다"며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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