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반도체와 LCD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장기침체마저 우려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은 각각 미세공정 전환과 수급조절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D램 가격은 지난 주 1Gb DDR3(1333MHz) 현물가격이 전주 금요일인 8일에 비해 3.4% 하락한 1.96달러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2달러 아래로 내려선 것.
LCD 역시 4월 이후 장기 침체가 지속됐다. 340달러 선을 이어갔던 40인치대 패널가격은 최근 260달러대로 폭락했다.
업계 CEO와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분기를 바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내년 1분기까지 반도체 시황이 악화될 것”이라며 “시황 회복은 2분기 중반 이후가 돼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도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도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과 관련해 “LCD 시장은 4분기 바닥을 형성, 내년 초부터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를 바닥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체들은 미세화 공정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고,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원가절감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달부터 20나노급 공정을 이용해 64Gb(기가비트) 용량의 3비트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미세공정 전환을 서둘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가경쟁력은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나노급 64기가비트 3비트 낸드플래시는 30나노급 32기가비트 3비트 제품에 비해 생산성이 60% 이상 높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도 미세공정전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부터 26나노 공정에서 낸드플래시를 양산해 선두 경쟁사와 기술격차를 1분기 정도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4분기에는 미세공정전환 비중 확대로 원가 개선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하이닉스는 D램 역시 44나노 비중이 연말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투자를 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화시키는 동시에 4분기에는 원가절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권영수 사장은 “올해 투자를 많이 했으니 내년엔 올해보다 적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신규투자 보다는 보완투자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도 맥스케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스케파 활동은 공정별 작업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위해 별도의 임원 조직까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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