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광부 구한 1등 공신,‘메이드 인 차이나’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매몰돼 있던 광부 33명이 10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생환 구조장면을 연출했다. 어둠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은 33명의 광부, 이들의 귀환을 염원한 칠레 국민의 뜨거운 기도, 칠레 정부의 일사 분란한 구조작업 덕분이었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들을 캡슐에 실어 땅 위로 끌어올리는데 쓰인 중국산 크레인 장비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구조작업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1등 공신은 다름 아닌 중국 중장비 업체 싼이(三一·Sany)의 캐터필러 크레인 SCC4000이라고 보도했다.

비록 지리적 제한, 계획 변경 등의 이유로 실제 구조작업 당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구조작업 전 수 차례 시뮬레이션 작업에서 싼이 크레인이 동원돼 실제 구조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다.

싼이 크레인을 이번 구조작업에 투입한 것은 다름 아닌 칠레 정부다. 지난 2008년 칠레 시장에 진출한 싼이 크레인의 현지 입소문, 실질평가 등에 반해 직접 선정했다는 것.

중국산 크레인에 대해 칠레 현지인들의 평가는 대부분 “매우 튼튼하다”는 평이다.

싼이 측은 “이번에 싼이의 SCC4000이 다른 기타 글로벌 중장비 업체를 제치고 선택된 것은 바로 중국 중장비 산업에 대한 칠레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싼이 중공업은 칠레 시장뿐만 아니라 영국·인도·미국 등에도 진출해 눈부신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9년 미국과 독일에 각각 6000만 위안, 1000만 위안을 들여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올해 인도에도 R&D 센터를 건립, 총 6000만 위안을 투자했다.

해외 R&D 기지 건설을 통해 중장비 기기의 품질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수요를 적극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중장비기기 시장을 누비는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는 싼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창사 소재의 중롄중커(中联重科·Zoonlion) 역시 지난 2007년 이후 미국, 인도, 브라질 등에 제조, R&D 기지를 설립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총 투자한 자금만 무려 20억 위안을 넘는다.

한 업계 애널리스트는 “중국산 중장비 기기는 가격이 10~20% 저렴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선진 업체와 맞먹는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점차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3분기 중국 기계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5%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갖추면서 기계류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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