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LH가 공모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10개 중 9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LH가 받지 못한 토지매각대금은 3조9444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PF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들은 방만 경영, LH 퇴직자 재취업 온상지 등으로 전락하며 LH의 부채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국회국토해양위원회의 LH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러 위원들은 PF사업의 부실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강기정 의원에 따르면 LH는 현재 총 12개의 PF사업(지자체 공모 2개 포함)에 참여하고 있으며, 토지 4조 6993억원, 자본금 출자 1438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LH가 공모한 10개의 PF사업 중 1개사(광주수완 레이크파크)만이 당초 협약서대로 추진되고 있으며, 9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남양주별내 메가볼시티, 성남판교 알파돔시티, 광명역세권 엠시에타개발, 파주운정 유니온아크개발 등 4개 사업은 PF회사를 설립했을 뿐 공사착공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사실상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대전엑스포 스마트시티, 화성동탄 메타폴리스, 아산배방 펜타포트개발은 전체 사업 중 일부만 공사가 진행되고 일부는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용인동백 쥬네브, 용인동백 모닝브릿지는 공사는 완료했지만 미분양으로 인해 토지비 각각 821억과 309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 PF사업을 위해 설립된 SPC의 방만경영이 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10개의 PF 사업 중 6개의 PF회사에서 고액 골프회원권 9매를 보유하고 있으며, 취득가는 39억 58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PF사업이 LH 퇴직자 재취업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선택 의원은"지난 3년간 LH를 퇴직하고 PF회사의 임원으로 입사한 인원이 10여명에 이른다"며 "LH가 PF선정 대가로 퇴직자들의 자리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한성 의원도 "퇴직자들이 공사 출자회사에 재취업한 경우 공사 재직시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H가 지급보증을 해준 알파돔시티에는 전직 LH 부사장, 팀장 등 임직원 5명이 대표이사, 팀장 2명, 부장, 차장 등이 임원으로 재취업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PF사업의 방만경영이 LH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심재철 의원은 "LH가 PF사업으로 민간에 판 토지매각대금 3조 9444억원이 회수되지 않았다"며 "이는 LH의 현금유동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금융부채과다 공공기관의 재무 및 사업관리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연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 의원에 따르면 LH는 성남판교복합단지, 파주운정복합단지 등 15개 PF사업에 토지를 매각했으며 토지매각대금 총액은 5조 229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까지 1조 2849억원만 회수됐을뿐 3조 9444억원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미회수된 이유로는 PF사업진행 부진에 따른 것이 2조7963억원으로 대분분이었고, 약정회수기간 경과분 6283억원, 비축용임대주택관련 5065억원, 회수예상 133억원 등이다.
심 의원은 "PF사업의 부실이 실제 LH의 부채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PF사업 부진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송 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도(LH) 없는 골프회원권을 PF사업자들이 9개나 갖고 있는 줄 몰랐다"며 "퇴직자 인사문제도 가능한 빠른 시일내 조치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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