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가장 잘 아는 외국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회장과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현 관광 정책을 질타하면서 관광 주무부처를 경제부처로 옮겨야 한다고 잇따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프리 존스 전 회장은 최근 한 일간지 기고를 통해 "한국 경제에서 여전히 세계 수준에 뒤처진 영역이 관광산업"이라며 "관광업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은 국내 총생산(GDP)의 약 7% 정도로 세계 평균(14%)의 딱 절반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광은 지금도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하찮은 '소일거리'로 치부된다. 당당한 주력산업으로 인정하고 합당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며 "관광을 변방에서 핵심 산업으로 끌어올리려면 지식경제부 등 산업 성장을 이끄는 데 훨씬 능숙한 경제부처로 이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귀화 한국인인 이참 사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은 관광 관련 기구가 경제부처 산하에 있어 산업적 대우를 받는데 비해 한국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속해 있어 한가롭게 문화적, 정서적으로 다뤄진다"고 쓴소리를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인터뷰에는 이 사장이 "다른 나라처럼 좀 더 힘 있는 경제부처에서 맡아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부는 당혹감 속에서도 격앙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두 사람의 발언 시점이 충남 부여에서 T20 관광회의를 개최해 관광을 G20 정상회의 의제에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벌어질 즈음이어서 그 강도는 더욱 심했다.
문화부 내부에서는 산하 기관인 관광공사 사장이 '반 문화부'적 발언을 한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나왔고 모철민 제1차관은 이같은 내부 분위기 등을 감안, 최근 이 사장에게 공식 항의하고 경위를 물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원론적 얘기를 한 것뿐이며 관광산업 관할을 타 부처로 옮겨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문화부는 전했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관광은 문화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문화와 연관성이 깊으며 두 분야 사이에 긴요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관광이 예전에 교통부에 있을 때보다 문화부로 넘어 온 뒤 산업 규모도 훨씬 커지고 엄청난 상승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두 분이 왜 같은 시기에 갑작스럽게 이런 주장을 내놨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설득력이 전혀 없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광산업 발전 정책을 흔들림 없이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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