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사, 與 “엉뚱한 방향 비화 안돼”-野 “정치보복·탄압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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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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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박재홍 기자) 여야 정치권이 한화, 태광, C&그룹 등 대기업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수사가 재계를 넘어 정·관계를 향한 대규모 사정(司正)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대해 잔뜩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들 기업 비리에 구(舊)여권 인사가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나돌자, 검찰권을 이용한 정치 보복 및 야당 탄압 가능성을 거론하며 거듭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대기업의 부정비리는 철저히 규명해 엄정 처리해야겠지만, 만일 기업 사정이 이전 정권에 대한 보복이나 탄압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공정사회’가 ‘사정사회’로 된 것 같다”면서 “공정사회를 위해서라도 검찰은 따끈따끈한, 해외로 돌아가 살아 있는 권력과 기업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논란이나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 등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영춘 최고위원도 “검찰 수사가 여권 수뇌부와 긴밀한 교감 아래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정권 레임덕 방지를 위해 정략적으로 기획된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잘 알지 않냐”며 “(검찰은) 혐의 사실이 나타나면 바로 확인해서 수사, 처벌해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사정의 칼날엔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한나라당도 이번 수사가 정치권에 불필요한 논란을 가져올 경우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등 향후 의사일정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단 판단 아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연차 사건 때 나도 연루돼 조사 중이란 보도가 나왔는데 (검찰로부터)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검찰·변호인의 엉터리 피의사실 공표, 면책특권을 이용한 정치권의 의혹 제기가 재발돼선 안 된다.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 다뤄져야 하는데 (이번 수사가) 정치권 사정 등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내가 아는 한 한화, 태광은 내부 고발에 의해 수사하는 게 분명한 것 같고, C&그룹은 권력을 등에 업고 금융권에 피해를 준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당 진성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태광그룹 사건과 관련, 민주당 박 원내대표가 국민의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내면서 방송정책 관련 사항 등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면서 “현 여권 인사든 과거 인사든 의혹이 있는 부분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필요하면 국회가 국정조사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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