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G20회의, 글로벌 환율분쟁 종식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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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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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환율문제가 재차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래전부터 중국 위안화의 환율문제는 주요국들의 공격대상이 돼 왔다. 이번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회의에서는 원래 환율문제가 주요 의제가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와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위안화와 달러간 환율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합의가 도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는 여러 가지 이유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미봉책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주요 선진국들이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단기적 해결책으로 환율문제를 들고 나온게 아닌가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한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환율문제는 재차 환율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먼저 이번 G20회의에서 미국이 제시한 무역불균형 해결책은 불완전하다. 미국제안의  핵심내용은 한 국가의 경상흑자규모가 GDP대비 일정한 한도(예컨대 4%)를 초과하면 자국의 통화가치를 평가절상시켜야한다는 것이다.

이 제안에 대해 독일, 일본 그리고 브라질이 명백한 반대입장을 표명해 G20정상회의에서 합의를 통해 실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이 반대한 이유는  지속적인 경상흑자를 내고 있어 이러한 조항에 따른 환율의 절상을 내심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보다도 더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지속적으로 경상흑자를 내는 회원국이 의도적으로 4%가 아닌 3.9%수준의 경상흑자정책을 유지하면 동 조항의 적용을 회피할 수 있다.

둘째, 설령 4%수준을 초과한다하더라도 환율절상폭을 얼마 만큼 해야할지, 그리고 누가 환율을 절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지 의문이다.

예컨대 외환 또는 자본통제가 엄격한 중국의 경우, 환율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통제하에 놓여 있어 정부의 의지대로 쉽게 움직일 수 있어 가능하다.

그러나 환율절상폭에 대한 명확한 목표치가 존재하지 않아 중국이 위안화가치를 절상시킨다하더라도 최소한의 절상폭을 원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환율을 절상시키면 지속적인 경상흑자에 따른 무역불균형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는 독일의 특수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경상흑자목표치를 초과하는 경우 독일은 자국통화이 아닌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어 유로화를 평가절상시켜야 한다.

만일 독일이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으로부터 주로 무역흑자를 창출한다면, 유로화회원국내에서 이들 무역적자국들은 유로화평가절상에 대해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외환시장이 발달한 독일 또는 일본이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외환시장개입을 통해 자국 또는 회원국들의 통화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 국가에서 환율의 움직임은  정부의 외환시장개입보다는 국제간 금융 또는 자본거래를 포함한 민간 포트폴리오거래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각국의 주식거래에 따른 리벨런싱, 각국간 금리차이 또는 예상금리차이, 차익거래의 기회 등을 활용한 민간외환거래가 환율의 주요 결정요인이므로 외환시장개입의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요약하면, 미국 재무장관이 제시한 경상수지목표제도입을 통한 환율문제해결안은 실제 회원국들로부터 합의를 도출해내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G20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본다 하더라도 위에서 제시한 실행상의 문제로 원하는 목표를 얻기가 힘들 것이다.

이런 이유로 환율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이번 제시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환율(특히, 위안화의 환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의 경상흑자규모가 인위적인 환율정책에 의한 위안화의 저평가에 의해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투자를 초과하는 과잉저축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에 이루어졌는지를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만일 후자에 의한 것이라면 중국의 경상흑자는 저축율을 줄이기 위한 중국경제의 구조적개혁(예컨대, 사회안전망, 연금제도, 인구 등)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연 중국의 경상흑자가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초래하였는지를, 또한 글로벌 무역불균형이 금번 세계금융위기의 주요 요인인지를 명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아 이번 미국의 환율분쟁조정안이 국제사회로부터 협조를 얻을지 의문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G20회의에서 환율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한 것은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단기적 해결책의 부산물이 아닐까 판단된다.

따라서 세계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한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환율문제가 재차  환율분쟁 또는 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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