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를 경영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마도 ‘어떻게 하면 이윤을 남기고, 운영재원을 효율적으로 확보·조달할 수 있을까’가 아닐까. 그 이유는 당연하다. 아트센터가 일반 제조업이나 금융권처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상품을 생산·유통·판매하는 업종이 아니라, 손비자가 직접 손에 쥘 수 없는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사회 환경에 따라 소비와 판매가 탄력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트센터에서 생산하는 상품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나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트센터에서 유통·거래되는 상품은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재고라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한 공연이나 전시회라 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화와 교환할 수 있는 상품적 가치는 전무해진다.
상품가치가 남아 있을 때 전량 또는 최대량을 판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흥행 가능한 인기상품을 제작하려면 사회의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하고, 소비자 심리도 파악할 수 있는 심미안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모든 사업이 다 그렇겠지만 예술과 관련된 사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제작비 회수와 동시에 이윤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아트센터들은 예술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으면서 소비자가 예술상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식·음료나 기념품판매 같은 부대사업으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게 된다. 이러한 부대사업들은 아트센터를 도시민들의 생활공간과 여유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대표적인 낮 시간대 공동화 지역이었던 공연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효과를 창출한다.
더불어 쇼핑·교육·금융·여가생활 등을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는 기능들을 갖춰나가고 있어 시민들이 다목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레스토랑이나 기념품 판매점, 커피숍 등 부대사업은 아트센터에게 일석 삼조 또는 그 이상의 이익을 안겨주기도 한다. 또한 아트센터는 방문객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 향상이나 시설 개선과 같은 수동적인 변화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예술의 전당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손님을 맞이할 때의 표정·말투·에티켓 등 사소한 것까지 변화시키는 서비스 교육을 펼치고 있다. 변화·발전된 사항을 측정하고 직원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시스템도 함께 진해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아트센터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다양화될 것이다. 아트센터의 기능과 소프트웨어도 많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더욱 고도화되고 복합화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고려했을 때 아트센터 경영진은 운영재원 조달이나 이윤창출이라는 근원적인 고민거리 외에도 더 큰 짐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시련이나 고민거리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변화의 바람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간다면 고민거리들은 새로운 실험과 기회의 장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성패를 떠나 아트센터 경영과 예술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게 될 것은 틀림없다. 또한 고객중심의 원숙한 예술현장 문화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여파는 아트센터의 체질을 변화시키고, 예술상품 제작과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변모시켜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요구와 취향을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 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변화의 확실한 목적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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