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 후보는 김종식 무소속 후보에게 당선자 자리를 내준 것도 모자라, 비(非)민주 야 4당 단일후보로 나선 서대석 국민참여당 후보에게까지 밀려 득표율 3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론 이번 10ㆍ27 재보궐선거가 국회의원 선거 하나 없이 치러진 ‘지역 선거’였음을 들어 광주 선거 패배의 정치적 의미를 애써 축소시키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나, 당내에선 그간 당이 호남 기득권에 안주해온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7ㆍ28 재보선에서도 광주 남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민주 야 4당 단일후보였던 오병윤 민주노동당 후보로부터 위협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 후 민주당이 치른 첫 재보선인데다, 특히 광주 서구청장 선거의 경우 손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의 ‘대리전’ 양상으로 비쳐져 기초단체장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관심을 모았다.
때문에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역시 앞 다퉈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당 지도부는 약속이나 한 듯 침묵을 지켰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이용섭 의원만 28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광주시민들에게 이타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의례적 발언으로 넘어가면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빅뱅’이 올 수 있다”고 강한 우려의 뜻을 나타냈을 뿐이다.
이에 대해 핵심 당직자는 “한 마디로 유구무언이다.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해 얘기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공천 실패가 이번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는 관측과 함께 일부에선 계파별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 호남 내 민주당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와 민주당에 대한 세대교체 및 공천개혁 등에 대한 요구가 예상보다 컸던 것 같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핵심 당직자는 “손 대표가 공천한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손 대표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면서도 “민주당을 바라보는 호남, 특히 광주의 시선이 예전과 다르다는 점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 선거에서 패해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면서 “자만과 타성에 젖어 제대로 변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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