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1일부터 전국적으로 제6차 인구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각종 정책의 핵심 바탕이 되는 통계 자료를 모으기 위해 10년 만에 실시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총 80억 위안을 투자하고 600만여명의 인구 조사원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시화로 인한 △이주 노동자 급증 △위법행위 적발우려 △ 개인 사생활 침해 가능성 등으로 인구 조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무엇보다 급격히 진행되는 도시화 속에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사람들은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대다수 농촌 인력들이 농촌 지역 후커우(戶口·호적)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베이징 시청(西城) 지역에는 이미 거주민의 40% 이상이 베이징이 아닌 다른 곳에 호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펑나이린(馮乃林) 국가통계국 인구취업통계사 사장도 지난 달 “이주 노동자 문제가 인구 조사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에서도 이를 위해 지난 1~5차 인구조사에서 후커우에 기반해 인구조사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실질 거주지를 기반으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저장(浙江)성 하이닝(海寧) 지역의 인구조사원인 왕차이전 씨는 “지역 내 이주 노동자의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지금은 여기 살고 있지만 다음 달이면 또 다른 곳으로 떠난다는 것. 특히 이 지역은 기계장비 제조업체들이 대거 몰려있는 곳이다.
한 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서도 인구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적발될 경우 벌금을 물릴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에서 자녀를 둘 이상 낳을 경우 연봉의 10배나 되는 액수를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
나날이 제고되고 있는 사생활 의식도 인구조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인들은 성명, 거주지 면적, 생년월일, 거주지, 후커우, 민족, 문맹여부, 교육수준, 자녀 수 등 10여개 항목에 일일이 대답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인구조사 관계자는 “인구조사원들은 비밀보장 계약서에 서명하고 만약 사생활을 누설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지난 주 이례적으로 TV를 통해 “인구조사원들은 사생활 보안에 엄격히 신경써서 주민들이 솔직하게 인구 조사에 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baeins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