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이혜림 기자) 서울시의 잇따른 역세권 시프트 공급 활성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이는 역세권 시프트가 일반 시프트와 달리 민간(조합)이 직접 나서야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임대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사업지연 우려 등으로 조합이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주민 합의를 마쳐 역세권 시프트 사업이 추진되는 곳은 첫 역세권 시프트인 마포구 대흥역 일대와 용산 문배, 동작구 노령진본동 등 8곳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사업 추진이 결정됐거나 사업 계획 변경이 추진 중인 곳에서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대흥역 시프트의 경우 지난 2008년 시프트 사업지로 지정된 이후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그 당시 역세권 시프트 사업에 적용되는 주택법으로는 사업자가 토지의 90% 정도를 매입해야 하지만 용적률 상향에 따른 지분값 상승으로 매입이 쉽지 않은 탓이다.
지난 3월 서울시가 역세권 재개발 재건축 지역에서도 시프트를 건립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상지로 거론돼 왔던 사업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등포구 대방1구역 재건축사업 조합설립추진위 관계자는 "시프트를 도입하려면 사업계획을 변경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 뻔하다"며 "서울시의 정책은 가능성만 열어뒀을뿐 구체적이지 않아 사업성이 좋아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시프트 건립 대상지로 용적률 상향 소식이 알려지며 한 때 지분값이 치솟았던 중구 신당동의 한 재개발 지역의 경우 언제 그랬냐는 듯 썰렁한 모습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업 진척이 전혀 없다"며 "앞으로 5년 이상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옥수동 한 재개발 구역 관계자는 "시프트는 조합원을 위한 제도가 아닌 역세권에 임대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라며 "용적률 500%는 말 그대로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지만 기반시설 부담에 따른 손실분이 어느정도 될 지도 모르고 임대아파트를 들였다가 가격 하락 요인이 되면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시프트 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당초 오는 2018년까지 매년 1만가구 씩 총 13만2000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내에 임대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가 바닥난 데다 민간 참여율마저 저조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프트 공급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건축형 시프트는 마곡지구,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과 현재 건립 중인 몇 곳에 불과하다"며 "재개발 재건축 구역의 사업 속도가 더뎌 난감한 상황이지만 향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ye30901·shortr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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