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을 전세난 해결책으로 제시했지만 대형건설사는 사업성 부족으로 여전히 참여를 꺼리고 있어 이 주택시장은 중·소형 건설사 중심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2일 부동산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전세난 해결방안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규모를 기존 150가구 미만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내놓는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사업기간이 건축 인허가부터 입주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난 해결에 다소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이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지만 여야 의원 모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연내에 절차를 끝내고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이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은 지금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가 지난 7월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규제를 다소 완화한 이후 건축 인허가 건축가 급증하고 있다.
국토부는 당시 도시형생활주택 30가구 미만은 사업승인을 받지 않고 건축 인허가만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또 관리소 설치 의무화 등의 규제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도입 초기인 2009년 인허가 실적이 한 달 평균 197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 7월에는 1135채, 8월 1471채, 9월 2496채로 급증했다.
하지만 참여 건설사 대부분이 중소형 업체들로, 대형건설사들은 여전히 참여를 꺼리고 있다.
미니주택 브랜드 제작작업까지 진행했던 롯데건설, 금호건설, 대우건설 등은 사실상 도시형생활주택 단독 건설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시내에 지주공동방식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을 임대형식으로 추진하려했으나 투자비 대비 수익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와 사업자체를 보류시켰다"며 "300가구 미만으로 늘린다해도 대형사들이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사는 "주택시장이 지금처럼 계속 냉각되면 사실상 아파트 분양보다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준준형주택 공급으로 선회할 계획도 있다"며 "아직까지 시장상황과 정부의 규제완화 추진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도시형생활주택이 반짝 인기로 끝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200년대 초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공급을 늘리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을 대거 지원, 분양전환 공공임대를 확대해 기금이 부실됐던 상황과 비슷할 수 있다"며 "자칫 부실한 건설사에 기금이 대규모로 흘러들어가 기금관리에 구멍이 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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