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나라당 등에 따르면,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법인ㆍ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감세정책의 철회 여부에 대한 논의 시점을 사실상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인 나성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적어도 올해는 감세정책에 관한 논쟁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도부 차원에서 정리했다”면서 “고소득층 세율 인하가 내년 말까지 유예돼 있는 만큼 내년 말에 논의하면 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전날 감세 철회를 처음 제안한 정두언 최고위원과의 통화에서 “문제 제기를 그만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정 최고위원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소장·개혁파는 그간 “감세 논쟁은 한나라당이 중도개혁으로 가냐 마냐의 시금석”이라며 이에 대한 공론화를 거듭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 감세 논쟁 당내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안팎으로부터 제기됨에 따라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부자감세’란 비난을 받고 있는 법인·소득세 최고세율의 2%포인트 인하의 경우 오는 2012년부터 적용되는 사안인 만큼 “벌써부터 이 문제로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게 당 지도부의 대체적인 판단.
안형환 대변인은 “감세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서 정부 경제정책 기조의 핵심이다”며 “정부 정책의 근간은 쉽게 철회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필요하다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 유예가 끝나는 2012년 전에, 내년 후반기쯤 (감세 철회 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세 철회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차기 국회와 차기 정권의 몫으로 넘길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당 정책위 부의장인 이종구 의원도 “2012년 소득분에 대해선 2013년에 과세한다”면서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세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엔 이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감세 철회’ 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여서 앞으로 법안 심사 과정에서 감세 철회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일부 의원들의 경우 ‘법인세 인하 방침은 유지하되,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한 소득세 인하는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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