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건설업체에 '전면전'선포

건자회가 소속 회원사들에 보낸 문자메시지/현대제철 제공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올해 들어 철근 공급 가격을 두고 잡음을 끊임없이 내오던 철근 공급업체와 건설업체가 전면전에 돌입했다.

현대제철이 1일 공식적으로 일부 건설업체들에 대해 철근 출자 자제 방침을 밝힌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날 "시장경제를 어지럽히는 건설업체들에 오늘부터 철근 출하를 자제할 방침"이라며 건자회에 철근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현대제철이 최근 제시한 10월 납품단가를 건자회 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최근 건자회는 소속 회원사들에게 "건자회 결정사항입니다. 9월, 10월 710,000원으로 전월 동일, 9월 마감 710,000원 제강사 미수용시 이월, 단가인상 주도 중인 ○○제철 발주물량 50% 줄여 시장점유율 20%대로 목표, ○○제철의 일방적 단가인상에 적극 대응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최근 철근의 주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근업체들은 건설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가격을 인상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제강사들의 실적은 점차 악화돼 철근 전문제조업체인 대한제강의 3분기 실적은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상황.

현대제철도 3분기 철근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이같은 거래 관행의 문제점으로 '선공급 후정산 시스템'을 지적했다.

철근 거래의 경우, 제강사들이 철근을 우선 공급하고 후에 대금을 정산받는 시스템을 운영된다.

건설사들은 일단 주문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은 후, 결제를 해야 할 때 고지된 가격은 무시하고 건자회에서 결정한 가격이 아니면 결제해 줄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강업계 관계자들은 "가격이 고지된 상태에서 주문을 한다는 것은 건설사들이 고지 가격을 수용하겠다는 의사표명으로 봐야 한다"며 "일방적인 건설사의 계산서 수취거부 등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철근가격 결정에 대해 각 건설사별로 구매 물량, 대금 지불조건, 기존 거래실적 등을 기초로 해 개별협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건설업계의 가격 결정은 구매 실무자들로 구성된 친목 모임인 건자회 측이 단일가격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측은 "게다가 철근은 수입시 무관세이며 보관이 쉬워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수입이 가능한 자유 교역 상품인 점을 이용해 건자회가 '구매 담합'을 통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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