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의혹의 ‘몸통’이란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1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이 갑자기 천신일 세중나모회장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건 더 큰 몸통을 감추기 위한 꼬리 자르기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남 사장은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지난 1월26일 골프를 치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자 김씨의 처를 통해 병원을 찾은 김 여사를 처음 만났다.
이후 남 사장은 김씨의 처로부터 김 여사의 형부(둘째 언니 남편)를 소개 받아 2월 초 청와대 관저에서 김 여사를 다시 만나 연임 로비를 했고, 2월10일경 김 여사에게서 남 사장의 연임을 지시 받은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 같은 내용을 민유성 산업은행장에게 통보했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강 의원은 “2월15일 정 전 수석이 민 행장과 만난 사실은 지난 국정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이 과정에서 1000달러짜리 아멕스(AMEX) 여행자 수표 묶음이 김 여사 등에게 제공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권력 핵심부에 남 사장 로비 수사를 무하려는 세력이 있어 김준규 검찰총장과 노환균 중앙지검장 등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면서 “검찰의 불명예를 씻으려면 남 사장 사건과 관련한 온갖 비리를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수사할 가치가 있으면 확인하겠지만 루머에 대해 일일이 수사할 순 없다”면서 “근거자료를 주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강 의원의 주장과 관련, “‘막가파’식 음모론에 개탄스럽다. 여야가 대치 중인 상황에서도 대통령 부인까지 거론한 무책임한 발언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서 나온 적이 없다”며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와 관련해 정치희생양이란 명분을 쌓기 위한 게 아니냐”고 반발했다.
같은 당 김성동 의원도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은 무절제한 발언, 무책임한 발언,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특권을 용인한 게 아니다"며 "강 의원의 일방적이고 도를 넘는 무책임한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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