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에이스인 류현진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첫 연습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2이닝 동안 2점 홈런을 포함해 안타 3개에 볼넷 2개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또 추신수는 4타수 무안타의 빈방망이를 돌렸다.
첫 실전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두 선수는 여유를 잃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시안게임 첫 경기가 열리는 13일까지 페이스를 회복할 시간이 충분한데다 오히려 이날 부진이 마음 자세를 다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첫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던 류현진은 이날 전력 피칭을 하지 않은 채 여러 가지 종류의 공을 던지며 어깨 상태와 제구력을 점검했다.
최고 구속은 130㎞대 중반에 머물렀으며 간간이 슬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구위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탓에 1회 2사 뒤 3번 강정호와 4번 이영수를 연속 볼넷으로 내주는 등 제구력이 흔들렸다. 2번 김강민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볼 7개를 연속으로 던지기도 했다.
결국 김다원에게 적시타를 맞고 점수를 빼앗겼다. 2회에도 선두타자 홍재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조동찬에게 좌월 2점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류현진은 이날 47개의 공을 던진 뒤 3회부터 윤석민으로 교체됐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등판하다 보니 제구가 되지 않았다"라며 "스피드보다 제구가 중요한데 모든 구질이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 상태는 좋고 팔꿈치에도 이상은 없다"라며 "연습 경기에서 한 번 더 던진 뒤 아시안게임에 나간다. 남은 기간에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홈런을 맞은 상황에 대해서는 "차라리 지금 맞는 게 더 낫다"고 웃으며 "아시안게임에서는 안 맞도록 노력하겠다. 김광현이 빠진 탓에 부담감은 크지만 긴장감은 조금씩 덜해진다"라고 밝혔다.
이날 추신수도 3번에 기용돼 4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모두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난 추신수는 3회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어 4회에는 2사 만루 찬스에서 1루수 땅볼로 아웃됐고 7회에는 유격수 파울 플라이를 치는 데 그쳤다.
추신수는 "칠 수 있는 많은 공을 놓쳤고 파울이 많았다"라고 아쉬워하며 "짧은 시간 동안 페이스를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실전은 연습과 달랐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미국과 달리 갑자기 훈련량을 늘리다 보니 온몸에 근육통이 생겼다"라고 웃으며 "개인 훈련을 하는 게 아니라 나라를 대표하는 팀에 소속됐으니 힘들어도 다 함께 훈련하는 게 당연하다. 나는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타격 타이밍이 늦고 방망이의 무게도 무겁게 느껴진다"라며 "하지만 몸 상태가 좋은 만큼 계속 타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느낌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등학교(부산고) 시절 이후 거의 10년 만에 사직구장에서 실전 경기를 치른 추신수는 "고등학교 때는 이 야구장이 무척 커 보였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오랜만에 이곳에 서니 긴장하기도 했다. 첫 타석에서 팬이 박수를 쳐주는 등 기분이 남달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표팀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에도 통할만 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가면 괜찮은 타자가 될 것 같다"라며 "김현수는 맞히는 능력과 힘을 겸비했고 수비까지 가능하다"라고 칭찬했다. /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