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괴한들은 지난달 31일 오후 바그다드의 `구원의 성모 마리아' 가톨릭교회에서 120여 명의 신도들을 인질로 잡고 이슬람교도 여성의 석방을 요구하며 현장에 출동한 미군 및 이라크군과 총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사제 2명을 포함한 52명이 숨졌다. 희생자들이 무장괴한들의 초기 난입 당시에 숨졌는지, 아니면 이라크 보안군의 구출 작전 과정에서 사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날 만성절(萬聖節.All Saints' day)을 맞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축사하면서 "부조리한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이번 일은 하나님의 집에 모인 비무장 민간인들을 직접 겨냥한 것인 만큼 더욱 잔학무도한 행위"라고 말했다.
교황은 폭력을 종식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이고도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중동지역에 있는 기독교 공동체와의 연대를 새롭게 하고자 하며, 그 곳에 있는 신자들이 희망 속에서 강해지고 안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중동지역 사람들을 끊임없이 분열시키고 있는 일련의 잔인한 폭력행위에 직면해 나는 가슴으로부터 평화에 대한 호소를 새롭게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의 호소는 이슬람 교도가 다수인 중동지역 기독교 분파들을 지지하기 위해 개최됐던 중동 주교단과의 2주간에 걸친 회동이 끝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회동에서 이라크 주교들은 기독교 신자들이 일방적인 폭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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