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6·2 지방선거 과정에서 측근을 통해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을 2일 소환조사했다. 현역의원이 경찰에 소환된 것은 2003년 이후 7년여 만이다.
주 의원은 이날 낮 12시30분께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 출석했으며, 곧바로 특수수사과 수사 3팀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소환된 것은 2003년 12월 군납비리 혐의로 천용택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을 불러 조사한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주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 5월 22, 29일 두 차례에 걸쳐 오현섭 전 여수시장(구속)한테서 자신의 측근인 여수을 지역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을 통해 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재임 기간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8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8월 구속한 오 전 시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 선거자금 명목으로 주 의원 측근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 전 시장이 돈을 건넸다고 지목한 여수을 지역선거사무소 소장 이모(63)씨를 구속하고, 상임고문인 주 의원 친척 주모(7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주 의원은 “자금이 전달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며 측근들도 “우리가 돈을 받은 건 맞지만 주 의원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오 전 시장에게서 “주 의원도 내가 돈을 준 것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는 등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 의원이 돈이 오간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입증하는 게 오늘 조사의 핵심”이라며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검찰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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