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카드사간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내년 초 KB카드 분사 등을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연일 신상품을 쏟아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과 카드 모집의 불법 행위 적발건수가 급증함에 따라 경쟁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유·교통비 할인 카드 및 모바일 결제기능을 탑재한 신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일 리터당 최고 100원을 깎아주는 주유할인카드를 선보였다. 이어 현대카드는 월 최대 1만원의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으며 신상품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모바일 카드 시장 경쟁도 점차 치열해 지는 모습이다. 우리은행과 농협이 최근 모바일 카드 발급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일 롯데카드가 KT와 손잡고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타며 소비심리가 풀렸다는 판단 하에 신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초 KB카드 분사를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 사가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슷비슷한 상품들과 경쟁을 하다보니 마케팅 비용을 지나치게 들이거나 변칙영업도 서슴없이 한다는 데 있다. 특히 신상품의 경우 초기 시장선점이 중요해 과다경품을 제공하나 연회비 등을 대납해주고서라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 진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카드업계는 금융업을 기반으로 유통업의 속성도 가지고 있어 소비재에서 볼 수 있는 마케팅 경쟁이 부각된다"며 "이에 따라 과당 경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6개 전업계 카드사와 14개 은행계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은 1조361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상반기(1조460억원)보다 30.2% 증가한 수치로 이미 2007년 연간 비용(1조4392억원)에 육박했다.
카드모집인에 의한 불법행위 적발건수도 지난 7월 말 현재 모두 33건으로 작년 적발 건수(3건)에 비해 급증해 카드사간 최근 경쟁 양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업종의 종사자로서도 보기 민망한 불법 영업 활동이 요즘 눈에 띄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거론되는 은행계 카드사들의 분사 움직임과 통신사들의 카드업 제휴 및 진출 준비 등이 맞물려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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