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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도 060 | Inkjet print | 104×88(cm) | 2010 |
(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작가 임수식이 개인전 ‘책가도’를 연다.
‘책가도’란 기본적 틀은 비슷하지만 세상 모든 책장의 주인은 따로 있고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다는 사실에 주목한 작품으로, 조선 후기 민화인 ‘책가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작가는 ▲책의 색깔과 크기 또는 높이 ▲책장의 진열형태 ▲사람들마다 책장을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 ▲ 책장의 빈 공간 등을 통해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자 주력했다.
‘책가도’를 통해 작가는 책장 주인이 읽은 여러 책들이 한 인간을 정립하는 단계를 나타내는 것과 같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개념을 적용할 때 ‘책가도’는 책에 대한 의인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작품에서 책장에 가로놓인 책들은 장기간 누워서 잠에 빠져있기도 하고, 고단하다는 듯 기대어 서서 피곤함을 내비치기도 한다. 어떤 책들은 숨 막힐 듯 꽉꽉 붙어사는 반면, 호화스럽게 한적함을 만끽하는 책들도 있다. 작가가 그린 ‘책가도’의 책들은 곧 인간 생애의 다양한 단면이자 그 모습 그대로이다.
박정준 미술비평가는 “박제된 새처럼 필름과 인화지에 재현된 작가의 작품 속 책들은 실체를 왜곡하는 미학적 변신을 감행하면서도, 곳곳에 눈에 띄게 의도된 가짜다움으로 진실한 감정을 끌어 올린다”면서 “치열한 작가적 의식과 고민이 바로 ‘책가도’에 아로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 진선에서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kimjb5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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