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민주당은 간신히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공화당 후보들은 주지사 선거에서도 돋보였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이날 오후 5시 현재(한국시간) 하원 435석 중 237석(과반 218석)을 차지하며 182석을 얻는 데 그친 민주당을 압도하고 의회 주도권을 빼앗았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꿰차기는 2006년 중간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이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가까스로 다수당 지위를 지켜냈다. 민주당은 51석으로 간신히 과반(51석)을 채웠고, 공화당은 46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세금감면과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공화당 '티파티' 후보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켄터키주의 랜드 폴, 플로리다주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후보들은 일찌감치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며 승리를 예약했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차기 연방 하원의장 자리에 오르게 된 존 베이너 의원은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워싱턴(백악관)에 대한 거부이며, 큰 정부에 대한 거부이자, 국민들의 말을 듣지 않는 정치인들에 대한 거부"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패배로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은 여의치 않게 됐다.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자리를 겨우 유지했지만 공화당의 합법적인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피해 독자 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슈퍼 60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로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기존의 금융ㆍ의료보험 개혁 성과도 제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nvces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