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RB)는 기존 예상치보다 1000억달러 많은 6000억달러의 유동성을 시중에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양적완화 이후 코스피지수가 올 연말 2000선을 재돌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발 불확실성 해소...대형 호재론 한계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장은 연준이 최소 5000억달러 이상의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매달 약 750억달러씩 국채를 매입하되 경기회복세에 따라 매입 규모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덕분에 이날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6.41포인트(0.24%) 상승한 1만1215.13로 장을 마쳤다. 2008년 9월 이후 최고 종가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9~10월 급등한 국내 증시가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박스권에 갖혀 있었지만 선거 결과와 정책이 공개되면서 심리적 불안 요인은 털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FOMC의 양적완화 정책은 한마디로 '나쁘지 않다(not bad)'로 평가할 수 있다"며 "FOMC는 이번 양적완화 정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유동성 랠리에 대한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이 예상했던 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효과 역시 미지수라는 점에서 대형 호재로 작용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가 결과를 드러내면서 재료로서의 소명을 다했다"며 "이제는 기대감이 아닌 실질적 현실에 기반한 주가 흐름을 예상하고 그에 따른 시장대응을 해나갈 시점"이라고 전했다.
◆ 제조업 경기반등 수혜 종목 주목
경기 반등과 함께 갈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의 관심은 '경기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증가율이 확대되고 있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더불어 중국발 훈풍을 감안한다면 일반기계· 철강제품· 가전 ·섬유화학 역시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재확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제조업 경기와 한국 수출증가율을 감안해야 한다"며 "기계·석유화학· 섬유· 자동차 등 앞으로 진행될 세계 제조업 경기 반등과 한국 수출증가율 개선의 수혜업종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가전을 제외한 컴퓨터와 전자제품 등 정보기술(IT)부문은 여전히 주문과 재고수준이 부진하기 때문에 반등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업종에 대한 전망도 밝다. 원ㆍ달러 환율 흐름과 밀접한데 미국 양적완화 정책 이후 아시아 지역 통화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주식시장은 상승하는 동안 환율ㆍ업종 상관관계를 분석해 볼 때 은행, 증권이 환율과 가장 높은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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