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에 짓눌린 은행… 대책 마련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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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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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2%를 훌쩍 넘어서면서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부실 가능성이 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을 적극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손충당금도 추가로 적립할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다음주 초 모임을 갖고 부동산 PF 대출 처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도 연말까지 은행별로 부실채권 감축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에 은행권이 공동으로 새로운 방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9월 말 현재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2.32%로 78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1.5%가 넘으면 위험 수준으로 보고 있다.

부실채권 규모는 3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신규 부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만 9조7000억원의 신규 부실이 발생했고, 2분기에는 무려 12조8000억원이 늘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잠재 부실을 조기에 인식하면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실채권 정리 실적은 2분기 6조2000억원에서 3분기 4조9000억원으로 오히려 1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은행들도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개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협은 분양 가능성이 낮은 부동산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 매각에 착수했다. 우리은행도 정상화가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공매를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문제가 있는 PF 대출은 본사가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시중금리가 오를 경우 PF 대출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은행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산관리공사(캠코)가 PF 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올 초 캠코는 저축은행권의 PF 부실채권 3조8000억원(이자 포함시 4조4000억원)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PF 대출이 전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은행 자체적으로 부실채권 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캠코나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에서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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