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지대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강입자가속기(LHC:Large Hadron Collider)가 우주 탄생 당시 상황인 `빅뱅(Big Bang)'을 소규모로 재현하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4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관계자들에 따르면 물질의 기본성질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실시해온 양성자(proton) 충돌 실험을 지난달로 일단락짓고,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진 납핵(lead ions)을 충돌시키는 실험을 앞으로 4주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은 약 137억년 전 빅뱅이 있은 직후 우주 탄생 초기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것이라고 CERN의 대변인인 물리학자 제임스 길리스 박사가 BBC에 밝혔다.
CERN 관계자들은 이번 충돌 실험으로 생성되는 작은 불덩어리의 온도와 밀도가 지금까지 실시된 실험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에번스 박사는 "비록 실험에서 만들어질 작은 불덩어리는 극히 찰나의 순간에만 존재하지만, 그 온도는 태양 중심 온도의 100만 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 외곽 지하 100m 속에 건설된 길이 27㎞의 원형 터널로,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과학실험 장치인 LHC는 최근까지 최대 에너지 수준 목표치의 절반인 7Tev(테라전자볼트)로 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실시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과 자료들을 풍부하게 생산해냈다.
지난 9월 LHC의 6개 검출기 가운데 하나인 CMS 검출기는 양성자 충돌 실험 과정에서 빅뱅(Big Bang) 직후 극히 짧은 시간(microseconds) 동안 존재했던 `뜨거운 고밀도 물질'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현상을 관측해내 관심을 모았다.
LHC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에너지 수준을 14TeV로 증가시킬 계획이며, 이렇게 되면 빅뱅 직후의 환경에 더욱 근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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